Weekly UndertheSEA_25년 12월 2주차 (12/07-12/14)
그랩/고투 합병에 대한 공정위의 경고, 빈패스트 역대급 판매 실적, 말레이시아 왕족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 동남아시아 IPO 일정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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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주차 TL;DR
Grab-GoTo 합병에 인도네시아 공정위 경고: 인도네시아 공정위 “합병 취소할 수 있다”
VinFast 11월 신기록: 23,186대 판매로 베트남 자동차 역사 새로 씀
말레이시아 왕족의 스테이블코인: 조호르 왕세자, 링깃 기반 RMJDT 출시
Superbank IPO: Grab·Emtek·KakaoBank 지원 디지털뱅크, 12월 17일 상장
1. 🚗 Grab-GoTo 합병: “취소할 수 있다” KPPU의 강력 경고
인도네시아 공정거래위원회(KPPU)가 Grab-GoTo 합병에 대해 역대급 경고를 날렸습니다.
12월 11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International Competition Forum에서 KPPU 위원장 M. Fanshurullah Asa는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Grab, GoTo, Danantara - KPPU의 관리 없이 진행하면 문제가 생길 것”
“합병이 건전한 경쟁에 부합하지 않으면, KPPU는 주저 없이 합병을 취소할 수 있어”
왜 이렇게 강하게 나올까?
합병이 성사되면 인도네시아 라이드헤일링 시장 점유율이 91%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드라이버만 310만 명 이상이 영향권에 들어가는 거대한 딜이죠.
인도네시아는 합병 후 30일 내 사후 신고하는 체계라서, 일단 합병하고 나중에 문제되면 ‘원상복구’시키는 구조입니다. KPPU가 “취소할 수 있다”고 말한 건, 실제로 그런 권한이 있다는 뜻이에요.
주변 정황들
GoTo CEO 교체: Patrick Walujo → Hans Patuwo로 바뀌면서 합병 협상에 더 유연해졌다는 분석
Danantara의 황금주: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Danantara가 ‘황금주(golden share)’ 방식으로 합병 후 거부권을 확보하는 방안 검토 중 (황금주란 정부가 전략적 기업에 대해 특정 의사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 주식)
타지역 선례: 싱가포르에서 Grab-Transcab 합병이 무산되고, 대만에서도 Foodpanda-Uber Eats 합병이 거부된 바 있어, 동남아 전반적으로 슈퍼앱 합병에 대한 규제 시선이 날카로워지는 추세
하버드 동기였던 두 창업자(Anthony Tan vs Nadiem Makarim)가 만든 회사들의 합병. 스토리는 좋았는데, 규제 허들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합병 자체는 진행될 것 같고, 앞으로 처신 잘하라는 뜻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Sources: MLex, IDNFinancials
2. 🔋 VinFast, 11월 23,186대 - 베트남 자동차 역사 새로 쓰다
빈패스트가 11월에 23,186대를 판매하며 베트남 자동차 역사상 월간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VinFast 2025
모델별 하이라이트
Limo Green: 11월에만 9,642대가 팔렸습니다. 이건 빈패스트 역사상 단일 모델 월간 최고 판매량이에요.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16,146대를 기록했는데, 택시·라이드헤일링용 B2B 수요가 폭발한 덕분입니다.
VF 3: 2025년 베트남 전체 시장(내연기관 포함) 베스트셀러. 누적 40,660대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가격이 약 USD 10,000 수준이라 “국민차” 포지션을 확실히 잡았네요. 아직까지는 부잣집 세컨카 정도의 용도로 쓰이는게 제일 많이 보이긴 하는데,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꽤 많이 팔린 셈입니다.
왜 중요한가
베트남 정부가 2030년까지 대도시 내연기관 오토바이 금지를 추진하고 있고, EV 전환에 세금 혜택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빈패스트는 이 정책 흐름의 최대 수혜자인 셈이죠.
다만 해외 시장(미국,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실적은 아직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어서, 빈패스트의 글로벌 전략은 현실성이 있는가 하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Sources: MarketScreener, VietnamPlus
3. 🪙 말레이시아 왕족이 스테이블코인을? RMJDT 출시
12월 9일, 말레이시아 조호르 왕세자 Tunku Ismail Ibni Sultan Ibrahim (현 말레이시아 국왕의 장남)이 링깃 기반 스테이블코인 RMJDT를 출시했습니다.
왕족이 직접 크립토 프로젝트를 런칭한다니, 어떤 국가의 어떤 코인 프로젝트가 생각나는데요?
RMJDT 핵심 구조
배경과 의도
왕세자 측은 링깃의 국제 결제 역량 강화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동시에 Digital Asset Treasury Company (DATCO)도 설립해서 초기 MYR 5억 → MYR 10억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요.
재미있는 건, 같은 주에 Standard Chartered와 Capital A (에어아시아 모회사)도 별도로 링깃 스테이블코인 협력을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스테이블코인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네요.
에디터 코멘트
APAC이 스테이블코인 결제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라는 점(기관의 56%가 결제/재무 목적으로 사용)을 고려하면, 타이밍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왕족이 직접 나서는 게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네요.
4. 🏦 Superbank IPO: 12월 17일, 디지털뱅크의 새 역사
Grab, Emtek, Singtel, KakaoBank가 지원하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 Superbank (SUPA)가 12월 17일 IDX(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 상장합니다.
IPO 핵심 정보
실적은 어떨까?
2025년 Q3 기준 세전이익 IDR 809억 (전년 동기 IDR 2,857억 적자에서 흑자 전환)을 달성했습니다. 순이자수익은 YoY +176%로 IDR 1.1조를 기록했고요.
2024년 6월 앱 출시 이후 고객 수 500만 명을 확보했는데, 이 중 64.4%가 Grab/OVO 앱을 통해 유입됐습니다. 파트너십 에코시스템의 힘이 확실히 작동하고 있네요.
왜 주목해야 하나
동남아 투자를 섹터로 나눠보면 가장 핫한 섹터 중 하나가 핀테크인데요, 슈퍼앱 연계 디지털뱅크가 실제로 IPO까지 가는 첫 사례 중 하나입니다. Grab Financial, GoTo의 Bank Jago 등 비슷한 모델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벤치마크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Sources: DealStreetAsia, Bloomberg
그 외 IPO 준비 중인 딜들
Superbank 말고도 동남아에서 꽤나 굵직한 IPO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예정/준비 중
Carro의 IPO가 특히 기대되는 이유
성사되면 2017년 SEA 그룹 이후 동남아 기업 최대 규모의 미국 IPO가 됩니다.
FY3/26(회계연도 2026년 3월 기준) EBITDA USD 100M을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 적자폭도 2025년 SGD 22.9M으로 전년 대비 21.7% 줄었습니다.
현재 비상장 동남아 유니콘 중에서 미국 상장에 가장 가까운 회사라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Carro가 성공하면 Carsome, Traveloka, Xendit 같은 후발주자들도 뒤따를 수도 있겠습니다.
Sources: Reuters, CNBC Indonesia, Bloomberg
에디터 노트
이번 주의 핵심은 규제와 자본, 두개의 키워드였네요.
Grab-GoTo 합병에서 KPPU가 보여준 강경한 태도는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의 중점이 자본의 양적 성장보다는 통제된 성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예전 같으면 ‘일단 합치고 보자’가 통했을 텐데, 이제는 그게 안 되는 거죠.
반면 동남아시아 전반적인 IPO 시장은 확실히 다시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Deloitte에 따르면 2025년 동남아 IPO 조달액이 전년 대비 53% 증가한 USD 56억을 기록했는데, 건수는 줄고 건당 규모는 커지는 양보다 질 트렌드가 뚜렷합니다.
2026년에는 베트남의 FTSE 신흥시장 승격(9월 예정)과 함께 IPO 파이프라인이 더 두꺼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Carro의 미국 상장이 성공한다면, 동남아 스타트업 엑싯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동남아시아의 전체적인 벤처투자 건수와 금액이 줄어들어있는 지금, Superbank와 Carro가 윤활유가 될 수 있을까요?
다음 주에는 Superbank 상장 결과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